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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Exhibition & Event

리움미술관, 티노 세갈 첫 한국 전시

by AF(에엪) 202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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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티노 세갈 첫 한국 전시

라이브 아트의 기록과 보존 실험

서울 리움미술관, '티노 세갈 / 컬렉션' 3월 개최 확정

25년 예술 실천의 종합,  관객 체험을 기록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미술관의 혁신적 실험

 

 

티노 세갈. (사진: 볼프강 틸만스) 리움미술관

 

 

[AF 에엪 유럽문화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은 오는 2026년 3월 3일부터 6월 28일까지 미술관 내 엠투(M2) 전시장 전관에서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티노 세갈(Tino Sehgal)의 한국 첫 개인전인 '티노 세갈 / 컬렉션(Tino Sehgal / Collection)'을 개최할 예정이다.

리움미술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티노 세갈은 조각이나 그림 같은 물리적인 형태의 물건(오브제)을 만들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대신 그는 사람의 움직임, 대화, 노래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구축된 상황(Constructed Situations)' 자체를 하나의 미술 형식으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사전에 훈련받은 '해석자(Interpreter, 작품을 실행하는 퍼포머)'들이 관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거나 상호작용하며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창출한다.

이번 전시는 티노 세갈이 지난 25년 동안 이어온 예술적 실천을 집대성한 신작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자리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리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기존의 전통적인 미술품들을 티노 세갈의 독창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현장의 상황과 밀접하게 결합한 '현장 특화 라이브 아트(Site-specific Live Art)'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적인 미술관 소장품에 생명력과 현장감을 불어넣는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일회적 경험'을 '기록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기술적 시도

리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에서 관객의 체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기록하는" 혁신적인 단계를 전격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티노 세갈의 작업이 가진 전통적인 원칙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흥미로운 실험이다. 본래 티노 세갈은 자신의 작품이 기록으로 남는 것을 철저히 거부해왔다. 그동안 그의 작품은 사진 촬영, 음성 녹음, 심지어 서면으로 된 텍스트 기록까지 금지되어 오직 관람객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일회적 경험'으로 남겨졌다. 작품을 구매할 때조차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 계약으로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리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비물질적인 예술 경험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보전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러한 기록화 시도는 여러 가지 실무적인 과제를 동반한다. 첫째,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관객의 동의를 구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단순한 영상 촬영을 넘어 해당 기록이 담고 있는 데이터의 정보인 '메타데이터(Metadata, 데이터에 관한 데이터)'와 당시의 문맥 정보를 어떻게 포함할지 결정해야 한다. 셋째, 기록 행위 자체가 작품이 가진 본연의 가치인 '비물질성(물체가 없는 성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작가와 세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미술관 패러다임의 전환: 소비에서 자산으로

리움미술관이 추진하는 티노 세갈 전시는 미술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미술관에서의 경험이 단순히 보고 즐기는 '일회성 소비'에 그쳤다면, 이번 전시는 이를 '기록 가능한 자산'으로 바꾸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참여자들의 소중한 경험을 블록체인이나 고도화된 아카이브(기록 보관소) 기술 등을 활용해 증명 가능한 형태로 보존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미술관들이 관객의 체험을 어떻게 영구히 기록하고 공유할지에 대한 새로운 표준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움미술관의 이번 실험은 '물질 중심의 미술'에서 '경험 중심의 미술'로 변해가는 현대 예술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관객들은 이제 단순한 감상자를 넘어 작품의 일부가 되며, 그들의 참여는 미술관의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게 된다. 3월 개막을 앞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박물관학 및 보존 과학 분야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가 티노 세갈의 예술적 철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그리고 관객들에게 어떤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가 이번 전시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이다. 리움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이러한 보존 실험의 과정과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공개하여 학술적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AF 에엪 유럽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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